설득
한비자의 책을 처음 봤을 때 두꺼워서 좋았다.
책이 얇으면 줄어드는 두께를 보며 슬퍼진다.
좋은 책일수록 두께가 줄어드는 슬픔이 커지는 것 같다.
내용은 만만치 않지만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에 비하면 말 뜻이 이해는 갔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태어나서 처음 읽을 때의 충격이 잊히질 않는다.
분명 글인데 읽을 수 없었다. 번역까지 다 돼서 한글로 분명 되어있는데 읽히지가 않았다.
번역한 분은 어떻게 한 거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반면 한비자는 적어도 고맙게도 읽을 수 있다.
설득이란
설득은 영어로 persuade이지만 설득과 persuade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설득은 說(말씀 설)得(얻을 득)으로 상대방이 잘 알아듣게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persuade는 기술적인 근거나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여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한비자의 197쪽에 나도는 설득에 관한 이야기는
설득보다 persuade를 추구한다.
내가 능력이 탁월하다고 해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말을 아주 잘하는 달변가도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
설득을 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내가 설득하려는 것을
상대방에게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기도 분명 큰 과제이지만
나의 의견을 말하고 싶은 충동을 뒤로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야 하는 것이 에너지가 많이 들고 힘든 일인 것 같다.
그러나 상대방을 설득하여 얻게 되는 결과를 생각해 봤을 때
특히 그 일이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이루어져야 할 때
설득하려는 상대방과 자신만이 알아야 할 사실이 있을 때
설득은 중요해진다.
한비자의 설득에 관한 부분은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과
통하는 데가 있다. '꿀을 얻고 싶으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와
한비자의 '군주가 일을 잘못했을 때 세객이 공개적으로 예의를 논하면서
그의 잘못을 드러낼 경우에는 곧 신변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공개적인 장소에서 지적하여
상대방이 수치심을 들게 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설득을 해야 할 때 반드시 새겨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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